사회 


무례사회

2025-10-28

무례한 사회 


어디서부터 문제가 시작 되었을까? 인간 사회의 무례함에는 끝이 없는 것 같이 느껴진다. 예의가 사라져 가는 시대 속에서 하루 하루를 허덕이며 살아 간다. 


어제 지인들과 함께 점심 식사 약속이 있어서 꽤나 유명한 미슐랭 표시가 있는 레스토랑으로 갔다.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 갔던 흔적이 있는 공간이었다. 11시 조금 이른 시간에 도착해서 예약 없이 첫 번 째 손님으로 자리에 앉았다. 


직원이 메뉴판을 들고 왔다. 자리에 있는 큐알코드를 통해 주문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었다. 익숙하지 않은 것이라 직원을 통해 추천할만한 식사가 있는지 물었다. 점심 때여서 런치 메뉴로 뭐가 있는지 물었다. 우리는 태국어로 물었고 직원은 영어로 대답했다. 뭔가 어색했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메뉴가 있었지만 복잡하게 설명 되어 있었고 그림이 전혀 없는 것이었다. 누구나 처음 가는 곳에서는 익숙하지 않기에 물어 볼 수 있고 직원은 그럴 경우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는 태국에 살고 있고 태국 레스토랑에 들어 와 있기 때문에 직원이 당연히 태국인이고 태국어를 알아 들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직원은 아랑곳 않고 영어로 대답하고 설명했다. 그다지 잘 하는 영어는 아니었다. 


일행 가운데 한 분이 유창한 태국어로 상황을 설명하면서 도와 줄 것을 부탁했다. 그제서야 직원이 태국어를 쓰기 시작했다. 태국 사람이었다. 그런대 왜 계속 영어로 소통하려고 했을까 의아했다. 


결국 메뉴에 대한 제대로 된 제안도 안 해 주고 불편한 소통을 하면서 분위기가 어색해졌다. 결국 우리는 더 이상 인내하지 못하고 나와 버렸다. 나오면서 매니저에게 스텝 교육을 잘 시키라고 한 마디 하고 나왔다. 불편한 마음을 뒤로 하고 레스토랑에 리뷰를 충분히 남겼다. 물론 좋은 평가는 아니고 일어난 사실을 고스란히 남기면서 별 하나를 선물해 주었다.


그리고 친절한 카페에 가서 수준 높은 커피를 마셨다. 사장님이 아는 분이라 익숙하고 편안했다. 계산을 하고 나오는데 맛 있는 마들랭을 두 개 주어서 기분이 좋아졌다.  



30분 정도 떨어진 다른 곳으로 옮겨 식사를 주문했다. 한식당이었는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주문한 지 한 참 지났는데 음식이 나오지 않았다. 사장님이 나와서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어제 늦은 시간에 직원들이 남은 밥을 다 해결해서 새로 만들고 있는데 조금 시간이 걸린다는 내용이었다. 마침 그 곳 화장실도 문제가 생겨 사용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직원들은 분주하게 움직이면 반찬을 준비해 주었고 주문한 음식이 따뜻한 밥과 함께 나왔다. 맛있는 한 끼 밥상이었고 모두가 행복했다. 이유가 있으면 설명하면 되고 양해를 구하면 된다. 이것을 인지상정이라고 한다. 


새벽에 잠에서 깨어 메일 하나를 열었다. 전 날 리뷰를 남긴 레스토랑에서 보낸 내용이었다. 사과하는 내용이 아니라 본인들이 검토해 보았는데 의사소통의 문제라고 끊임없이 변명을 하면서 직원을 보호하는 내용을 남겼다. 잊으려고 했던 불편한 추억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어제를 회상하면서 더 자세하게 상황을 설명하고 불쾌한 감정을 전달했다.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한 마디면 모두 넘어 갈 수 있는 부분이다. 왜 합리화를 하려고 애써서 더 나쁜 기억을 남기고 불편하게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한 사람의 기억과 감정이라면 오해한 부분일수도 있다. 네 사람이 동일하게 느낀 감정이라면 집단최면에 걸리지 않은 이상 확실하지 않을까?


이른 아침 잠에서 깨어 으스스한 날씨에 재채기를 하다가 따뜻한 온천이 그리워서 온천욕을 위해 길을 나섰다. 40분 정도 떨어진 온천에서 욕조에 몸을 담그고 안식을 취하고 있었다. 한 참 뒤에 옆에서 유튜브 방송 소리가 크게 들려 왔다. 한국 관광객인 듯 한대 엄청난 볼륨으로 극우 유튜버가 이야기 하는 내용이 나왔다. 정치적 견해의 다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공중도덕이 중요하다. 뭐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상황이라 참다가 일찍 밖으로 나왔다.


다른 도시로 이동할 일이 있어서 비행기 표를 미리부터 아침 10시 비행편으로 예약해 두었다. 베트남 항공이 저렴하다는 이유와 함께 좋은 시간대에 있었기에 기분 좋게 준비한 것이다. 이메일로 연착될 것이라는 소식을 받았다. 오후 3시 반이라고 연락을 받았다. 


점심을 잘 먹고 찻집에서 기분 좋은 차를 마시고 공항으로 가는데 4시 45분으로 연착된다는 소식을 받았다. 그럴 수도 있다는 반응을 하면서 공항으로 갔다. 도착한 공항에서는 다시 한 번 5시 5분으로 연착되었다. 이쯤되면 사과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전혀 없었다. 지루한 기다림 끝에 비행기에 탑승하고 하늘 위를 날아 가고 있다. 


이틀 동안 일어난 일들에 대해서 복기하면서 우리 사회를 생각해 보았다. 왜 이리 무례한가? 왜 이리 이기적으로 바뀌어 버렸는가? 무례한 사회를 살아 가기에 하루 하루가 버거워 진다. 상호 존중이 있는 사회,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는 사회, 공중도덕이 지켜지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것은 아주 작고 적은 일에서 시작된다. 잘못했으면 용서를 구하고 용서를 받아 주면 되는 것이다. 설명이 필요하면 차근차근 알려 주면 되는 것이다. 이런 것에서 건강한 사회가 만들어지고 삶의 행복이 채워져 가는 것이다. 다시 한 번 무례한 사회에 기본을 지켜 줄 것을 부탁한다. 


이동철 기자 beol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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